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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선 바텐더 체험 [VA-11 Hall-A(발할라)]/한글패치 본문

리뷰

랜선 바텐더 체험 [VA-11 Hall-A(발할라)]/한글패치

MEMOng 2018. 1. 14. 20:28

2016.06.21 출시

VR 지원

[인디게임/비주얼 노벨]


평가

스토리 ★★★☆☆

번역 완성도 ★★★★★

난이도 ★★★☆☆ PC-9X 미니게임 때문에 난이도를 붙여줌




귀여운 픽셀 그래픽으로 이루어진 바텐더가 되어 편안한 마음으로 진행할 수 있는 게임, VA-11 Hall-A: Cyberpunk Bartender Action 입니다. 사이버펑크와 일반적으로 연결시키기 어려워 보이는 바텐더라는 기묘한 조합이 제법 잘 어우러져서 쓸쓸한 것 같으면서도 일상적인 분위기가 잘 나타납니다. 개인적으로 보았을 때 신선한 조합은 성공이었네요. 스토리가 주된 게임으로서 분위기를 잘 살려내었다는 점은 단연 장점으로 평가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게임은 진행에 있어서 텍스트의 비중이 매우 높은 비주얼 노벨 류이기 때문에 부제인 '사이버펑크 바텐더 액션!'을 보고 액션이길 기대하셨다면 다시 한 번 생각해보시길 추천합니다.



서기 207X년, 글리치 시티.

탈세의 천국으로 기업들과 범죄 조직들이 다스리는 존재하지 말아야 할 도시. 이 도시에선, 모든 이들이 행동을 감시하는 나노머신에 감염되어 있으며, 부패한 정부의 개들인 "화이트 나이츠"가 그 배후에 있다.

이곳은 이미 모든 폭력이 일상으로 자리잡아 힘없는 자들의 생활이 더욱 나빠지고 있다. 대다수가 이런 현실에서 도피하려 하였다. 일부는 자신의 직업이나 가족이나 공부에 열중하였고, 일부는 이곳을 탈출하고자 하였고, 나머지는 그냥... 포기하였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술잔에서 답을 찾는다.

번화가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빈민가 근처의 작은 거리에, BTC-바 인증번호 VA-11의 Hall A가 위치한다. 하지만 저대로 읽으면 발음이 꼬이기 일쑤라, 그냥 다들 "발할라'라 부른다. 발할라는 콘크리트 사막 한가운데에 있는 작은 오아시스이자, 지친 영혼을 기다리는 영적인 분수이다.


그리고 바로 이야기가 펼쳐지게 될 장소이다.


게임 시작 전에 다음과 같은 문구로 게임의 배경을 간결하게 잘 설명해주고 있어, 그대로 문구를 인용했습니다.


VA-11 Hall-A를 플레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게임은 편안한 상태에 한 잔 마시면서 과자를 손에 두고 플레이하시는 게 최고로 좋습니다. 그러니 편안히 게임을 즐겨주세요!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스토리가 주된 게임으로 '액션'의 장르는 찾아볼 수 없으며, 술을 마시러 오는 손님의 인생 이야기를 듣고 그들도 그리고 주인공도 누군가에게 힐링을 하게 되는 힐링물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그런지 액션 게임과 같은 긴장 상태보다는 편안한 상태에서 즐길 수 있도록 제작자가 띄워주는 문구도 친절하게 보이네요.


왼쪽 상단에 보이는 + 표시를 클릭하여 프롤로그 총 셋째 날과 안나 데모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모든 스토리가 읽힌 본편 1회차 이후에 프롤로그와 안나 편을 플레이해보는 것이 조금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 물론 시간 상으로는 프롤로그가 앞서고 있기 때문에, 프롤로그를 먼저 진행하고 본편으로 들어간다고 해도 전혀 문제가 되는 것은 없습니다. 안나 데모를 플레이할 경우, 안나 시작 편이 해금됩니다.


라이프 백업 어플리케이션을 통하여 저장하는 걸 잊지마세요.


게임 내에서는 시간 순으로 플레이를 하게 되며, 12월 13일 화요일부터 말일까지 약 한 달 동안이기 때문에 플레이 타임이 긴 편은 아닙니다. 자동 저장 시스템은 없고, 핸드폰 화면의 라이프 백업 앱에 들어가서 저장이 가능합니다. 쓰기는 데이터를 저장하는 것이고, 읽기는 저장한 데이터를 불러오는 것이니 혼동이 없게 주의해주세요. 스토리 게임이고, 도전과제도 몇 가지 추가 선택을 해야 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원하는 구간에 저장을 해두고 불러오기 하는 것이 편리합니다. 집 - 출근 - 휴식 - 일 - 퇴근 과 같은 루틴으로 반복이 되며, 집에 있을 때와 휴식 중일 때에만 저장이 가능합니다.


별다른 기대는 하지 않았었는데 휴대폰 화면으로 배경화면까지 구현해놓은 게 깨나 섬세하다고 느껴졌네요. 또 일하여 번 돈으로 상점에서 캐릭터가 집중할 수 있게 원하는 물품을 사준다거나, 휴대폰에서 '나노카모 앱'을 통해 방을 커스터마이징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점도 좋았습니다. 처음에는 원하는 물품을 다 사버리면서 좋은 엔딩을 보기가 어렵지만, 2회차부터는 가지고 있는 돈을 함께 세이브하여 돈을 버는 것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다회차를 할 수 있는 요소 -도전과제- 도 상당히 잘 꾸며놓았습니다. 언제나 느끼는 점이지만 다회차를 하는 플레이어에 대한 제작자의 배려에는 점수를 더 주게 되네요.



하루가 끝나면 어떤 종류의 술을 주었는지, 얼마나 판매했는지, 실수는 없었는지 등 다양한 요소가 추가되어 일당을 받게 됩니다.



기본적으로 게임 내에서의 조작은 마우스 클릭과 드래그로 전부 진행이 가능합니다. 셰이커 안에 아델하이드, 브론순 추출액, 델타 가루, 플래너자이드, 카모트린을 레시피에 맞게 드래그하여 넣고, 얼음 혹은 숙성을 추가하여 섞어주면 되는 간단한 조작입니다. 게임 안에서도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지만 레시피에 두 배 양을 넣으면 빅 사이즈, 두 잔일 경우 슬롯 2를 클릭하여 함께 내보내면 되는 등 한 번 섞을 때에도 클릭이 굉장히 많이 들어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클릭 대신 단축키가 있다는 걸 미리 알았다면 좀 더 편하게 진행할 수 있었을 텐데 말이죠...


단축키는 순서대로 아델하이드는 Q키, 브론순 추출액은 W키, 델타 가루는 E키, 플래너자이드는 R키, 카모트린은 T키 입니다. 또한 온더록스(얼음)는 A키, 숙성은 S키이며 술을 잘못 넣었을 경우에는 재시도로 리셋을 해야 하지만 얼음과 숙성은 다시 한 번 눌러 취소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섞기와 내보내기는 스페이스 바, 그리고 슬롯 변경은 Tab키였네요. 물론 두 잔 주문일 경우 첫 잔을 만들고 스페이스 바를 누르면 자동으로 슬롯 2로 이동하기는 합니다.

대화를 하는 경우에 스페이스 바는 짧게 한 마디씩 스킵을 하는 키이고, Ctrl키를 누를 경우 매우 빠른 속도로 스킵을 해줍니다. 두 번째 키는 다회차 시에 굉장히 유용한 키였습니다.


다만 단축키의 유무나 도전과제를 위해 숨겨진 레시피는 플레이어가 일부러 찾아보지 않고는 쉽게 발견하기 어려운 부분이었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서는 다소 불친절한 면모가 보인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손님이 원하는 술을 주문할 경우 외에도 단골이 자주 마시는 술, 혹은 수수께끼 같은 문제로 추리를 해야 하는 술과 같은 경우에는 이것저것 시도해볼 수 있는 여지가 있었습니다. 또 카모트린을 원하는 만큼 추가하여 손님이 취할 경우 대사가 달라지는 것 등은 흥미로운 변화라고 볼 수 있었겠으나, 히든 캐릭터를 볼 수 있다던가 특정 인물에게 특정 술을 주어야 새로운 대사를 한다던가 하는 문제는 플레이어가 직접 공략을 찾아보지 않는 한 절대 알 수 없는 것들이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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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요소보다도 비주얼 노벨 장르 게임의 몰입을 최대로 높이는 것이 가능했던 요소는 바로 한글패치였습니다. 한글패치의 대단함을 느끼게 된 건 페이퍼 플리즈 이후로 두 번째인 것 같네요. 정식 한국어화는 아니지만 현재 존재하는 한글패치는 Team.SM에서 번역하여 배포하는 것이 유일하다고 알고 있습니다. 직접 해보시면 알게 되겠지만 커뮤니티 형식의 번역까지 정말 대단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스토리는 고사하고 안에 들어가있는 깨알같은 드립들까지 세세하게 번역해주시는 분들의 지원으로 하나하나 게임을 뜯어볼 수 있게 되었네요. 완성도가 굉장히 높은 한글패치에 중간중간 놀랐습니다.




스토리와 분위기를 잘 살렸고 언어의 장벽을 허물어뜨리는 수준 높은 한글패치로 즐길 수 있는 게임. 잔잔하게 즐길 수 있는 스토리 게임을 좋아한다면 추천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스팀에서 한화 16,000원에 구매가 가능하며 평가는 압도적으로 긍정적이네요. 비주얼 노벨을 처음 접해본 저에게는 약간 생소한 게임이었습니다. 또한 게임의 반 이상이 성드립과 개그 요소로 진행되는 점이 어떤 사람에게는 더욱 재미있는 요소로 보일 수 있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과도하다 싶을 정도로 많이 이루어져 있어서 전체 스토리에 과연 이 드립이 필요했을까 했던 부분도 다소 있었네요. 앞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도전과제에서 불친절하다고 느낀 점도 있었고요... 구매 전 고민 중이라면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술을 섞고 삶을 바꿔줄 시간이군."




[VA-11 Hall-A / 발할라 한글패치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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